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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 1.기본소득, 왜 지금일까?

- 2.공짜 돈을 주면 게을러진다고?

- 3.일이냐 삶이냐

- 4 기본소득, 우리는 자격 있다

인공지능이 발전하면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일자리의 감소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산업혁명의 예를 들면서 사라지는 직업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의견에 약간 부정적입니다.

산업혁명 전 70~80%에 달하는 농업인구가 현재는 5%에 불과합니다. 대신에 10%에 불과하던 서비스업이 80%로 급성장하며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기계의 힘으로 수많은 물건들을 대량 생산하였고 그로 인해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구의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제 2의 서비스업이 생겨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많은 책들에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교육을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난다는 전제하에서나 가능하고 그게 아니라면 남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무한경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인력을 줄인 만큼 기업에게 세금을 걷어 모든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을 주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산업혁명이 처음 생겨났을때 하루 18시간씩 일을 하고 10살도 안된 어린 아이도 공장에서 고된 노동을 하였습니다. 자본가들은 보이지 않는 손을 주장하면서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였고 양극화는 점점 심해졌습니다. 이런 현실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공산주의의 출현 덕분이었습니다. 새로운 대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국민들을 달래기 위해서 국가가 개입하여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복지를 강화하였습니다.

특히 대공황 이후 루즈벨트가 벌인 뉴딜정책이 대표적입니다. 대부분 교과서에서 배운 것처럼 댐 공사를 하여 일자리를 만든 것이라고 기억하시겠지만 실제로는 대압착 정책을 통해 빈부의 격차를 줄이고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이 주된 목표였습니다. 당시 최고 소득세를 91%까지 높이며 부자들에게 세금을 걷었고 이를 가난한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습니다. 그러나 80년대 공산주의가 무너지면서 국민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 정부는 신자유주의를 내세우며 부자감세를 하고 기업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였습니다.

그 이후 수십년동안 다시 양극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위 100명이 가진 재산이 전세계 인구의 절반의 부와 동일합니다. 물론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보상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 차이가 백배, 천배, 만배가 된다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일까요.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혼자 무인도에서 돈을 번 것은 아닙니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 자신의 역할을 하였기 때문에 지금의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또한 수천년동안 우리 선조들이 쌓아온 토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몫을 받을 정당한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언론에서 기본소득을 주면 사람들이 게을러져서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 주장합니다. 물론 매달 500만원씩 준다면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기본소득이 주어진다고 해도 최저생활만 가능할 정도로 적은 돈일 것입니다. 매일 라면만 먹어도 만족할 사람이 있을까요. 외식도 하고 옷도 사고 최신 핸드폰도 구입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다 풍족한 생활을 위해 일을 하고 추가 수입을 얻는 것을 원할 것입니다. 진짜 문제는 인공지능으로 일자리가 사라졌을 때입니다. 앞으로는 일하고 싶어도 일을 할 수가 없고 기본소득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시민의 책 '어떻게 살 것인가'를 보면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는 말을 합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의 시대에는 특히 연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인력을 줄이고 이익이 늘어나면서 기업과 자본가들의 힘은 점점 강해질 것입니다. 물론 능력이 뛰어난 몇몇 사람은 살아남겠지만 주변의 많은 친구들은 경쟁에서 탈락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을 무시하고 자기 혼자서만 잘 사는 것보다는 다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연대하여 국민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영화 엘라시움처럼 1%의 부자들만 모여 사는 그런 미래가 오지는 않기를 기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