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나리오 챗봇을 만들 일이 생겨서 어떤 챗봇빌더를 사용할 지 검토해봤습니다. 그동안 Dialogflow나 카카오i 오픈빌더를 주로 썼는데, 이번에는 단비Ai를 선택했습니다. 복잡한 구조의 시나리오 챗봇을 구현하는데 가장 편했기 때문입니다. 

Dialogflow는 각 의도에 followup-intent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트리 모양으로 분기를 하며 대화 흐름을 생성합니다. 하지만 깊이가 깊어지면 한 눈에 전체 구조를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특정 의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의도로 점프하는게 불편합니다. 웹페이지에서 바로 연결하는 기능이 없습니다. 대신 fulfillment에서 event를 호출하는 코드를 직접 작성해야 합니다.

카카오i 오픈빌더는 조금 낫습니다. 바로연결 버튼에서 해당 블록(의도와 같은 역할)으로 설정해주면 됩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시나리오의 흐름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Dialogflow는 그나마 트리 구조라도 있지만, 오픈빌더는 블록이 목록으로만 나열되어 있습니다. 개발자가 직접 하나씩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찾아봐야 합니다.

단비Ai는 이런 면에서 가장 우수합니다. 그래프처럼 노드와 선을 자유롭게 연결만 해주면 됩니다. 한 눈에 보기도 편하고, 매우 유연하게 대화 흐름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작업효율도 높습니다. Dialogflow로 시나리오를 구현했을 때보다 체감상 2~3배 이상 빨랐습니다. 

또 하나 단비Ai의 장점으로 Function과 Split을 들 수 있습니다. 오픈빌더는 코딩이 필요하면 무조건 외부 서버와 연동하여 스킬로 구현해야 합니다. Dialogflow에서는 이를 fulfillment에서 수행합니다. 웹페이지에서 바로 코드를 입력하는 inline editor도 있지만 조금 사용하기 불편합니다.

반면에 단비Ai는 Function 노드를 각 흐름 중간에 삽입하여 자바스크립트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심리검사 같은 챗봇이라면 각 질문마다 점수를 매겨 총점을 계산해야 합니다. '점수합계'라는 파라미터를 전역으로 생성하고 Function에서 코드로 점수를 더해줍니다. 그리고 검사가 끝나면 Split 노드에서 점수의 상중하에 따라 분기를 하여 각각 다른 결과를 보여줍니다. 아주 복잡한 코딩이 아니라면 외부 서버 없이도 웹페이지로만 충분히 구현할 수 있습니다.

단비Ai도 단점이 존재합니다. 우선 빠른대답 버튼이 불편합니다. 처음에 없던 기능이라 나중에 추가되었는데, 기존 그래프 방식과 별개로 작동합니다. 엑셀처럼 표로 대화 흐름을 입력합니다. 문제는 Function이나 Split 같은 다른 유용한 기능과 연동이 안된다는 점입니다. 개발에 시간이 걸렸더라도 기존 그래프 메뉴와 통합되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또 하나 단점은 요금제입니다. Dialogflow는 초당 3번 API 호출까지는 무료입니다. 카카오i 오픈빌더는 유료화되긴 했지만, 매달 개인이 사용할 만큼 충분한 용량을 충전해줍니다. 반면에 단비Ai는 40일 트라이얼 기간이 있고, 그나마도 1000번 대화가 넘어가면 종료됩니다. 조금이라도 계속 무료로 쓸 수 있게 하면, 사용자층을 넓히는데 도움이 될텐데요. 아무래도 구글이나 카카오 같은 대기업이 아니라서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차피 유료로 사용하실 분들에게는 단비Ai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