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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에 대한 단상

조회 수 337 추천 수 0 2019.02.04 20:5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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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전부터 인공지능이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MS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자사의 모든 역량을 여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삼성 같은 국내 회사들도 이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이렇게 된건 모두 딥러닝 덕분입니다. 2012년 제프리 힌튼이 이미지 인식 대회에 우승한 것이 그 시작입니다. 그러다 알파고가 바둑으로 이세돌을 꺾은 이후로, 일반 대중들도 피부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는 대학교 수업에서 처음 인공지능을 접했습니다. 당시 컴퓨터학과의 정식 과목이었는데, Artifical Intelligence - A Modern Approach라는 매우 유명한 교재로 배웠습니다. 지금은 한국어판으로도 나왔습니다. 이 책은 1995년 처음 출간된 만큼, 당시 주류였던 기호주의적 알고리즘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크게 기호주의와 연결주의로 구분됩니다. 기호주의는 모든 정보를 사람이 알 수 있는 기호로 표현하고, 이를 계산하거나 추론을 통해 결과를 얻습니다. 예를 들어, '사과는 빨갛다'란 문장에서 사과를 apple, 빨갛다는 red라는 심볼로 정합니다. 그리고 red(apple)이란 관계를 만들어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의미로 변환합니다.

 

이와 반대로 연결주의는 실제 인간의 뇌세포를 모방하여 구현합니다. 뉴런 자체가 아니라 뉴런과 뉴런 간의 연결에 정보가 있습니다. 기호주의는 apple이 특정 메모리 영역 한 군데에 독립적으로 존재합니다. 하지만 신경망에서는 수많은 연결들에 분산되어 저장됩니다. 네트워크에서 각 노드들의 가중치들을 모아서 처리할 때, 여러 군데 나누어져 있던 apple의 정보가 합쳐져 계산됩니다. 하나의 연결에 다양한 정보들이 혼합되어 들어있다는 것도 큰 특징입니다.

 

 

 

대학원에 진학한 후에는 머신러닝을 본격적으로 공부했습니다. 엄밀히 말해 사람이 규칙을 만들고 기계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설계하는 것은 진정한 인공지능이 아닙니다. 사람의 지능을 다른 형태로 변환했을 뿐입니다. 또한 현실의 복잡한 문제들을 인간이 하나하나 구현하는게 거의 불가능하기도 합니다. 기계가 스스로 배우고 학습을 해야만 진짜 인공지능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제가 특히 관심을 가졌던 것은 강화학습이었습니다. 보상과 벌칙을 받으며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이 인간과 가장 유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강화학습은 1980년대 처음 등장했을 정도로, 당시에는 연구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만큼 아주 초기 단계였습니다. 하지만 딥마인드가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지금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딥러닝을 대중화시킨 알파고 뿐만 아니라, 얼마전에는 스타크래프트에서도 프로게이머에게 승리를 거뒀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대학원을 졸업하고 나니 인공지능으로 뽑는 회사가 거의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다른 분야로 취업을 하고, 인공지능은 취미 삼아 공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언젠가는 AI가 부상할 날이 올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다만 십년만 빨리 왔다면 개인적으로 더 많은 기회가 있었을 텐데 아쉽네요.

 


NeuroWhAI

2019.02.05 18:46:18
*.64.194.131

존경스럽습니다!

깊은바다

2019.02.06 13:23:33
*.68.247.186

저는 NeuroWhAI님이 부럽습니다 ㅎㅎ 

제가 지금 20대로 돌아간다면 군대도 다시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Dope

2019.04.08 19:29:46
*.65.136.43

저도 상병으로 간다면 다시 갈 생각이 있습니다...

항상 좋은 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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