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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철학과 교수가 저자인데 인공지능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한 책입니다. 인공지능과 인간을 비교하고 플라톤, 데카르트 등 철학자의 말을 통해 사람의 존재가 무엇인지 돌아보고 있습니다.

다만 몇 가지 과학적인 사실과 다른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창의적인 사람은 fMRI 기계를 견딜 수가 없어서 평범한 사람들의 뇌밖에 연구를 할 수 없다는 말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증거자료를 제시해야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자연선택이 단위가 개체나 유전자가 아니라 개체군이라고 하면서 리처드 도킨스가 진화의 기본을 오해하고 있다고 합니다. 종 단위로 진화를 한다는 것이 과거 진화론의 정설이었지만 요즘은 유전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대세입니다. 도킨스의 책들을 보면 이에 대해 방대한 자료와 사례를 들면서 반박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자는 기계는 스스로 목표설정을 하거나 자의식을 가질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 프로그램을 사람이 수학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므로 스티븐 호킹이나 엘론 머스크가 걱정하는 것처럼 인간을 뛰어넘는 초지능이 개발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딥러닝이 발전하면서 사람이 알고리즘을 작성하는게 아니라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며 배우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사람 수준의 기계가 나오기는 힘들지만 지능의 본질이 정보처리 과정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머지 않은 미래에는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이 탄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몇 부분에서 동의하기 힘든 주장이 있지만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주제입니다. 인간의 지능과 마음이 무엇인가 고민해본 분들이라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