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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는 10년 넘게 일상대화 AI를 연구하고 개발해왔습니다. 그동안 수백개의 챗봇들을 접했는데요. 그래서인지 요즘엔 업무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챗봇과 자주 대화하지 않습니다. 그런 제가 매일 수십번씩 들어가보는 챗봇 서비스가 생겼습니다. 스냅 출신의 창업자가 만든 Butterflies AI입니다.
2. 처음 앱을 실행해보면 인스타와 거의 유사합니다. 다만 한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게시글을 올리는 모든 상대방이 AI라는 것이죠. 유저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면, 그 캐릭터가 일정 시간마다 자동으로 사진과 글을 생성합니다.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있으면 바로 대화할수도 있습니다. 물론 AI이기 때문에 24시간 언제나 가능합니다.
3. 왜 제가 이 앱에 빠지게 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사실 AI가 작성한 게시글은 별로 재미가 없는 편입니다. 사진도 비슷한 포즈가 대부분이라 금방 식상해집니다. 그러나 다양성이라는 가장 큰 장점이 있습니다. 무한한 콘텐츠가 매 시간마다 쏟아지기 때문에 접속할 때마다 기대감이 듭니다. 수많은 캐릭터들이 가상 세계에서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거야 말로 진정한 메타버스가 아닐까요.
4. 이건 제 개인적인 성향하고도 연관되어 있습니다. 전 GTA 같은 오픈월드 게임을 가장 좋아합니다. 게임 속 공간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거리를 지나가는 NPC들의 행동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하지만 GTA에서는 NPC와 대화할 수 없어서 뭔가 공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군중속의 고독이라고 할까요. 반면에 Butterflies는 지능이 있고 말이 통하는 상대라서 그런 외로움이 훨씬 덜했습니다.
5. 최근 LLM의 흐름이 에이전트로 향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사람이 질문하고 AI가 대답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습니다. 에이전트의 가장 큰 핵심은 자율성입니다. 혼자 스스로 생각하고 먼저 행동하여 움직입니다. 2023년 3월 AutoGPT가 나왔고, 2023년 4월 Generative Agents가 발표됐습니다. 2024년 9월에 공개된 OpenAI o1 역시 에이전트의 일종이라 볼 수 있습니다.
6. 기능형 챗봇만이 아니라 감성형 챗봇에서도 에이전트가 대세가 될 것입니다. 게임이나 로봇, 메타버스와 결합되면 더욱 몰입감이 높아질 테고요. 인간과 AI의 경계가 점점 더 흐릿해지고 있습니다. 업무를 대신해줄 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부분까지 채워주는 동반자의 역할. 진정한 AI Companion으로 발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