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코파일럿(copilot)은 코딩을 도와주는 딥러닝 서비스였다. 자동완성과 비슷한데 기능이 더 강력하다. 프로그래밍 주석에 이렇게 할거야라고 적으면 거기에 맞게 코드 조각을 작성해준다. 덕분에 프로그래머의 작업시간을 50% 이상 줄여줬다고 한다.

어제 오피스용 코파일럿이 공개됐다. 솔직히 정말 놀랐다. 이틀 전 발표한 GPT-4보다 훨씬 충격적이었다. 이제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아웃룩도 다음과 같이 말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 워드 >

간단한 개요를 쓰면 여기에 따라 초안 작성해줌. 문서에 맞는 이미지를 추가해달라고 함. 앞부분에 요약을 넣어달라고 함.

https://www.youtube.com/watch?v=C8WDGKaOt2s

< 파워포인트 >

텍스트 문서를 주면 파워포인트로 만들어 줌. 중간에 특정 주제에 맞는 슬라이드를 추가해달라고 함. 텍스트만 있는 슬라이드를 좀 더 비주얼하게 바꿔달라고 하면 그림도 같이 넣어줌.

https://www.youtube.com/watch?v=fzoZ_f7ji5Q

< 엑셀 >

표를 분석해서 3가지 핵심경향을 요약해달라고 함. 그래프를 그려달라고 함.

https://www.youtube.com/watch?v=I-waFp6rLc0

< 아웃룩 >

몇 가지 사항만 알려주면 자동으로 답장 메일 작성. 좀 더 짧거나 길게 또는 글쓰기 스타일을 바꿔달라고 함.

https://www.youtube.com/watch?v=uI5mQjTp1fI

이렇게 특정한 작업을 달성하는 대화AI를 목적지향 챗봇이라고 한다. ChatGPT는 단순히 텍스트가 들어가면 텍스트가 나온다. 하지만 오피스 코파일럿 같은 목적지향 챗봇은 좀 더 복잡하다.

파워포인트에서 특정 슬라이드를 비주얼하게 바꿔달라 명령을 내렸다고 해보자. 그러면 먼저 현재 파워포인트 화면 양식을 특정한 코드로 변환해야 한다. 글자나 그림의 위치, 폰트, 색깔 등등. 그다음 명령이 잘 수행될 수 있는 프롬프트를 작성하여 GPT 모델에 넣는다. 결과가 나오면 거기 포함되어 있는 텍스트를 다시 파워포인트가 이해할 수 있는 코드로 변환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이 코드를 실행해서 슬라이드에 사진을 추가하고 문장의 위치나 색깔 등을 변경한다.

지금까지는 이런 방식을 구현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런데 오피스 코파일럿이 상용 버전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이제 콜센터 챗봇, 쇼핑몰 챗봇, 개인비서, AI 스피커 등에서도 ChatGPT 같은 초거대AI가 곧 적용될 것이다. 말을 못알아듣던 지금까지의 시리나 구글 어시스턴트와는 차원이 다르다. 아마 윈도우OS에도 이런 기능이 포함될 것이다. 그러면 영화 Her에 나오는 사만다가 현실이 된다. 물론 인간을 능가하는 사만다와 달리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이겠지만.

SF 작가인 윌리엄 깁슨은 이런 말을 했다. "미래는 이미 와있다. 단지 널리 퍼져있지 않을 뿐이다." 3년전 GPT-3가 출시됐을 때 곧 세상이 바뀔 것이라 믿었다. 이제 그 시간이 찾아왔다. ChatGPT가 나온지 불과 4달 남짓. 남은 한해 동안 엄청난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내년 그리고 내후년에는 훨씬 더 속도가 빨라질 것이고. 다들 이 변화에 적응해서 살아남기를.

< Copilot 동작방식 >

https://www.youtube.com/watch?v=8_lXSmlwk1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