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언어학자인 노암 촘스키가 ChatGPT에 대한 기고문을 작성했다. 중요한 부분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인간의 마음은 ChatGPT와 같은 패턴 매칭을 위해 수백 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과학적 질문에 대한 가장 가능성 있는 대화 반응이나 가장 가능성 있는 답변을 추정하는 느린 통계 엔진이 아닙니다. 이와 반대로 인간의 마음은 소량의 정보로 작동하는 놀랍도록 효율적이고 우아한 시스템으로, 데이터 포인트 간의 무작위적 상관관계를 추론하는 것이 아니라 설명을 만들어냅니다."

"실제로 이러한 프로그램은 인지 진화의 인간 이전 또는 비인간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들의 가장 큰 결점은 지능의 가장 중요한 능력, 즉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사실이었으며, 무엇이 사실일지 말할 수 있는 능력, 즉 설명과 예측뿐만 아니라 무엇이 사실이 아니고, 무엇이 사실일 수 있고, 무엇이 사실일 수 없는지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설명의 요소이자 진정한 지능의 표식입니다."

전반적으로 수긍이 가는 글이다. 다만 현재 초거대AI를 단순히 통계적 예측일 뿐이라고 낮추어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과거에도 비슷한 반응이 있었다. 처음 딥블루가 체스 챔피언을 이겼을 때, 왓슨이 퀴즈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었을 때도 같은 주장을 하곤 했다. AI는 인간의 지능과 달리 기계적인 계산일 뿐이라고. 과연 지금도 그럴까.

신경망은 사람의 뇌세포를 수학적으로 시뮬레이션한 모델이다. 우리가 아직 뇌의 동작 방식을 정확히 모르는 것처럼, 신경망이 왜 학습이 잘 되는지 명확히 증명되지 않았다. 딥러닝, 그리고 최근 초거대AI로 진화하면서 점점 인공지능과 사람의 지능을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다윈이 진화론이 처음 발표했을 때를 떠올려보자. 당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단세포가 진화해서 인간이 될 확률은 원숭이가 타자기를 두들겨서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쓰는 확률과 같다고 했다. 이는 잘못된 비유다. 진화는 단 한번에 끝나는게 아니다. 오랜 시간동안 자연선택을 통해 점진적인 변화가 누적되며 이루어진다.

과거 사람들은 인간이 동물의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을 우려했다. 마찬가지로 지금은 사람이 기계보다 우월한 존재라고 믿고 싶어한다. 물론 그게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사람 역시 탄소에 기반한 물리적인 기계일 뿐이라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가 인간만의 특성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하나씩 깨지고 있다. 당연히 그게 두려울 수 있다. 그렇지만 무작정 부정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술은 계속 발전할테고 결국 기계의 지능이 인간을 따라잡는 시기가 올 것이다. 그리고 곧이어 인간을 훨씬 넘어서는 존재로 태어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사실을 인정하고 미래를 준비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최근 ChatGPT 열풍이 그 시기를 더욱 앞당겼다. SF로 여겼던 일들이 갑자기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인공지능을 오래 공부해왔던 사람으로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 인류 역사상 한번도 없었던 커다란 변화가 올 것이다. 많은 사람은 기회를 얻고,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은 고통을 받게 된다. 물론 그 과도기를 넘으면 유토피아가 기다릴지도 모른다. 과거 산업혁명의 부작용을 이겨냈던 것처럼. 나 역시도 희망적이고 싶다.

< 전문 번역 >

https://www.facebook.com/bmweon/posts/66500253650262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