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작성했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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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컴퓨터를 최신사양으로 바꾸면서

제일 먼저 했던 게임입니다.

무엇보다 현존하는 게임중 거의 최고의 그래픽을 자랑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NPC의 인공지능도 잘 구현되어 있었습니다.

노을 지는 석양과 출렁이는 파도의 모습이 마치 사진속의 한 장면 같습니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렌더링되는 이미지라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트레이너를 실행하고 나노슈트의 기능인 투명모드를 키면

적군 기지를 마음놓고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기지 입구의 몇몇 보초병들을 제외하고는

어느정도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에서처럼 볼일을 보거나 서로 얘기하며 담배를 피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각 NPC마다 패턴이 한두가지로 그리 다양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서로 얘기하고 있는 두 NPC.

투명모드라고 해도 가까이 다가가면 낌새를 채고 경계태세로 바뀝니다.

이 상태에서는 일정 시간 주변을 돌아다니며 정찰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크라이시스 인공지능의 진면목은 FPS게임답게 당연히 전투에 있습니다.

초기의 게임들은 적 인공지능을 구현할때 치팅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컴퓨터가 게임 환경에 대한 정보를 무제한적으로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스타에서 정찰도 하지 않고 4드론 저글링 러시가 들어오거나

몬스터를 피해 숨었는데 어떻게 귀신같이 알고 쫓아오는 등.

하지만 크라이시스의 NPC들은 정확히 자신이 본 정보만을 가지고 판단을 합니다.

적이 시야내에 있거나, 또는 보이지는 않지만 어떤 소리를 들으면 

그에 따라 자신의 현재 상태를 전투나 탐색 등 적당한 모드로 변경하여 행동을 수행합니다.

그리고 전투를 할때도 맹목적으로 달려오는 것이 아니라

주위 엄폐물을 찾아 최대한 숨어서 사격을 하고 상황이 불리하면 퇴각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뛰어난 것은 분대단위의 전술이 아닐까 합니다.

MMORPG의 몬스터처럼 떼거지로 뭉쳐서 다가오는게 아니라

서로 진형을 갖추고 적당히 분산하여 조심스럽게 접근을 합니다.

어떨 때는 뺑 돌아서 주인공 뒤쪽에서 나타날때도 있습니다.

가끔씩 우리편 NPC도 등장하는데

적들과 서로 싸우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게임후반부 항공모함 기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NPC들의 모습.

여러가지 각자 자신의 일들을 하는 NPC들을 보면서

실제 게임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꼭 게임만이 아니라 영화, 소설 등에서도 이러한 디테일과 세부적인 묘사가

작품의 전체적인 완성도와 사실성을 높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거의 한가지 동작만을 반복하는 거라

잠깐 스쳐지나갈 때는 그럴듯 해보이지만

계속 그 자리에서 지켜보면 조금 답답해 보이기도 합니다.

좀 더 패턴을 다양화하고 자율성을 부여하여

한정된 공간이라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다양한 행동을 하였으면 더 사실적이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