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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링테스트는 아마 모르시는 분이 없으실 텐데요. 엑스 마키나란 영화에서도 중심 소재로 활용되었습니다. 1980년에 철학자 존 설이 이를 반박하기 위해 중국어 방이란 사고실험을 제안했습니다.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방에 들어갑니다. 입력으로 들어온 중국어를 매뉴얼을 참조하여 중국어로 답변을 합니다. 이렇게 하면 중국어의 뜻을 이해하지 못해도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튜링테스트를 통과한다고 해도 진짜 지능을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고 합니다.

얼핏 그럴듯해 보이지만 우선 가정 자체가 틀렸습니다. 매뉴얼만으로 중국어 대답을 생성하는게 불가능합니다. 단순히 번역을 하는 것도 아직 완전하지 않습니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문맥, 기억, 상식, 추론 등 더욱 복잡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를 사람이 설계하여 정확한 규칙으로 표현하려는 시도는 이미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다음으로 지능에 대한 기호주의적인 접근이 문제입니다. 우리의 뇌는 1000억개의 뉴런이 1000조개의 연결로 방대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뉴런은 지능이 없습니다. 하지만 전체가 모이면 지능이 창발됩니다. 이렇게 연결주의적으로 보면 방 안의 사람은 중국어를 몰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1000억명의 사람이 각각 자신만의 매뉴얼(아주 단순화된)에 따라 행동하면 충분히 중국어로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