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spectrum.ieee.org/automaton/robotics/home-robots/kiki-social-home-robot

최근 몇 년동안 Jibo, Vector, Kuri, Buddy 등 가정용 소셜로봇들이 모두 실패를 했습니다. 얼마 전 Kiki라는 새로운 제품이 발표되었습니다. 창립멤버가 모두 구글 출신의 엔지니어인데, 내년 4월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인터뷰 기사를 보면 '우리는 완전히 쓸모없는(useless) 것을 만들려고 한다'란 말이 인상적입니다. 물론 정말 불필요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이전 로봇들은 개인비서, 헬스케어, 스마트홈,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모든 기능을 다 구현하려고 했습니다. 작은 스타트업이 이런 작업들을 하기는 당연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출시일이 계속 미뤄지고 그나마 나온 제품도 성능이 아주 떨어지는 편이었습니다.

Kiki는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알렉사나 구글홈처럼 사용자에게 유용한 기능들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오직 감정적인 교감을 하는데만 목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동하거나 말하는 능력도 다 빼버리고 시각적인 인식만 가능합니다. 또한 시간이 흐르거나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성격이 바뀌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예전 다마고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아주 단순한 기능밖에 없는 이 제품이 성공한 이유는 바로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밥을 먹이고, 씻기고, 놀아주는 등 유저가 관심을 갖고 돌봐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애착이 생깁니다. 마찬가지로 Kiki 역시 사용자의 애정을 갈구합니다.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점점 실망하고 소극적인 성격으로 변합니다. 반대로 자주 교감을 하고 사랑을 주면 행복해 합니다.

문제는 가격이 80만원대로 비싸다는 점입니다. 몇 만원 정도의 다마고치는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역할을 하는 로봇에 10배 이상의 돈을 지불할 사람이 과연 많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한번 사용해보고 싶은 제품입니다.